우리나라 건설경기가 확장 국면에 진입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건설자재 가격 급등과 외국인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회복세가 더딜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3일 발표한 ‘최근 건설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 경기순환상 위치와 공급제약 요인’이란 제목의 ‘BOK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최근 건설경기는 건설수주 등 건설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가 양호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 강북구의 한 재개발 단지 앞에 청약 1순위 마감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국은행은 현재 건설경기가 확장 국면 초기에 위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이 확대 기조인 데다, 윤석열 정부도 대규모 공급확대를 계획 중이라 건설경기 회복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5%였다. 과거 건설경기 확장국면(2015~2017년) 당시 성장기여율은 39.5%에 달했다. 보고서는 “건설경기는 한번 확장기에 들어서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경제성장률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례적인 공급측 요인들이 건설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으면서 경제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 혼란이 심화되면서 건설자재 가격이 치솟은 점이 건설경기 최대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건설공사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일부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신규 분양도 지연되는 상황이다.

외국인 인력 부족도 건설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입국제한으로 외국인 인력이 급감하면서 골조공사 등 일부 공정의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됐다”며 “내국인 근로자의 경우에도 고용증가가 비숙련·고연령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노동생산성 향상에 차질이 생기는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근무시간 감소와 안전관리 강화 등 건설현장에서의 환경변화도 단기적으로 건설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정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당분간 건설경기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