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최근 연일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는 가운데, 기재부는 정부의 공식 경기 진단 문서를 통해 “물가상승세가 ‘지속’ 확대”됐다고 13일 분석했다. 지난달에는 ‘물가상승세 확대’라는 문구로 인플레이션 상황을 진단했는데, 여기에 ‘지속’이라는 문구를 넣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4.8% 상승하는 등 4%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향후 하반기에도 물가 하락 요인이 뚜렷하지 않은 데 따른 진단으로 풀이된다.

물가, 소비자 물가 추이./ 기재부

기재부는 18일 발표한 ‘2022년 5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그린북은 정부의 경기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공식 진단 문서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회복 지속,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소비 제약요인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및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으로 투자부진 및 수출회복세 제약이 우려되고 물가상승세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또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확산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다시 한번 물가 상승 국면에 대해 언급했다. 여기에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 중국 봉쇄조치 장기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및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착 상태 장기화로 높은 유가가 지속되고, 환율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가 34.4% 오르는 등 큰 폭의 오름세가 지속됐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2월 리터당 1704원이었는데, 3월 1939원으로 오르더니 4월에는 1977원으로 상승했다. 4월 국제유가는 IEA 회원국의 비축유 방출 결정에 따른 원유 공급 위축 우려 완화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한 원유 수요 위축 우려 등으로 하락했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가격이 올라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영향을 받았다.

개인서비스는 곡물가 등 원재료비 상승이 반영되며 외식 물가의 오름폭이 4.4%에서 4.5%로 전년 동월 대비 소폭 확대됐다. 4월 국제곡물 가격은 기상악화 및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차질이 지속되면서 상승했다. 옥수수 및 소맥은 미국 가뭄 등에 따라 파종이 부진했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어지면서 전달보다 9.3%, 3.8%씩 각각 가격이 상승했다. 대두는 대두유 강세 등의 영향으로 5.6% 올랐다.

물가 상승세가 기조적인 흐름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기재부에 따르면 석유류・농산물 등 공급측 변동요인을 제거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3.6% 올랐는데, 지난 3월 3.3%에 비해 상승폭이 늘었다.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5.7% 올랐는데, 3월의 상승률인 5%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기재부는 “대내외 거시경제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서민‧취약계층 등 물가상승 부담 완화, 소상공인 피해회복 등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신속 지원 등 민생안정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