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우리나라 자동차 내수 판매량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2개월 연속 ‘경기 회복’을 진단한 가운데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판매가 줄었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올해 ‘연간 4%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2021년 6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5월 내수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로 3월 10.2%, 4월 8.8%, 5월 17.0%씩 감소했다. 기재부는 “백화점·할인점·온라인 매출액 증가, 소비심리 개선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승용차 판매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소매판매에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4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납품 차량이 오가고 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지난 7일부터 울산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량이 줄었고, 이에 따라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일부 공장을 일시 가동 중단했고 한국GM도 감산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기간 카드승인액은 6.8% 감소해 전월(18.3%)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백화점 매출액은 17.3% 증가했다. 전월(26.8%) 대비로 증가폭이 약간 줄었다. 할인점, 온라인 매출액은 각각 6.8%, 48.4% 증가했다.

기재부는 이 가운데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해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투자 등이 견조한 회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개선흐름이 이어지고 고용은 두 달 연속 큰 폭 증가했다”며 “대외적으로는 백신 및 정책효과 등으로 주요국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 전망이 상향됐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에 이어 기재부는 두달 연속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5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61만9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이 기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발생한 고용 충격의 기저효과 영향을 2개월 연속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진단하는 정부의 분석이 안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고용 증가 진단에는 ‘기저효과’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2021년 6월 최근 경제동향에 담긴 5월 소매판매 동향./기재부

반면 소비자물가의 가파른 상승에는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5월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등에 따른 석유류·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고 썼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1.5% 상승했다.

생산은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1% 감소하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8.8%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비 0.4%, 전년 동월 대비 8.4%이 증가했지만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1.6%, 전년 동월 대비 -12.4% 빠진 데 따른 것이다.

지출은 소매판매가 전월 비 2.3%, 전년 동월 대비 8.6%씩 증가하고 설비투자가 전월 비 3.5%, 전년 동월 대비 16.8%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반면 전월 비 0.8%, 전년 동월 대비 1.8%씩 줄었다. 5월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품목 수출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 45.6%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5월 16억2000달러에서, 올해 5월 24억2000달러로 49% 증가했다.

기재부는 “대내외 리스크 관리 및 당면 정책과제 추진에 주력하는 한편, 경기회복세 공고화, 일자리·민생 회복 지원 강화 등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2차 추가경정예산안 마련에 정책역량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