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K-반도체 전략에서 ‘K-반도체 벨트'를 두고 세계 최고·최대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이같은 표현에 대해 “단일 단지로 비교 가능한 곳이 대만의 신주과학단지인데,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포함되면 면적이 더 넓어지고 기업수와 매출 규모도 이를 앞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산업부 관계자와 K-반도체 전략 내용과 관련해 주고 받은 일문일답.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간 연대협력 협약식에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참석하는데, 향후 삼성에서 현대차의 차량용 반도체를 조달하게 되는가?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공급이 부족한 MCU는 국내에 공정이 없고 생산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략이 최첨단 위주기 때문이다. 쇼티지(공급부족)가 나고 있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미들급인데, 지금 거기 들어갈 때는 아니다. 그러나 미래차가 나오면서 MCU가 AP, CPU로 통합되고 있다. 테슬라는 MCU가 애초에 없다. (미래차에서는) 충분히 두 회사의 협력 가능성이 높고, 그런 것이 구체화될 것이다.
-ASML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하는데, 반도체 업계의 ‘수퍼갑' ASML을 어떻게 유치하게 됐나?
“ASML도 수요기업도 둘 다 수퍼갑이다. EUV를 살 수 있는 기업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말고는 없다. ASML 입장에서는 물건을 팔 수 있는 수요처가 뻔하다. 그래서 서로 윈윈하는 구조를 갖고 가겠다는 것이다. ASML은 한국에 기지를 두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공급한 장비를 세팅하고 운영할 수 있다. 램리서치에서 최고로 치는 한국의 장점이 있다. 바로 테크니션이다. 이 부분은 이론적 석박사가 필요한 영역이 아니라, 장비를 만드는 영역이다. 우리 엔지니어는 굉장히 우수하다. 램리서치는 오히려 미국에 있던 연구개발 기지를 국내로 이전했다. 램리서치는 한국에서 뭔가 만들면 미국보다 훨씬 효과적이며, 개발 후에도 꾸준히 개선된다고 한다.”
-산업부가 그간 ASML과 협의해온 것인가?
“그렇다. 다 외국인투자기업 아니냐.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여러 지원책이나 애로사항을 다 해소하면서, 여기 훈련센터나 재제조센터 부지를 찾고 인력을 확보하는 것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투자금액이 510조원이라고 하는데, 세부 투자 내역을 소개해줄 수 있나?
“반도체협회를 통해 조사했고 묶어보니 510조원 규모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개별기업의 투자규모를 우리가 밝히기는 곤란하다. 중요한 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많은 투자기업들이 굉장히 활발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EUV 클러스터에 나오는 재제조센터는 무엇인가?
“수리를 하거나, 옛 버전을 새 버전으로 바꾸는 곳이다. 리매뉴팩처링이라는 용어를 쓴다. EUV 장비는 1500억~2000억원이다. 이걸 업데이트할 때 통째 바꾸는 것이 아니고, 장비를 바꾸면서 성능을 향상하고, 기업들에 가서 교체해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된다.”
-EUV 클러스터 완공까지 얼마나 걸리나?
“올해 착공하면 2025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세제 지원 등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우회 보조금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은 없는지?
“이번 정부 발표 내용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세제에 대한 지원, 인력에 대한 지원,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이다. 이미 모든 나라들이 이런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국제 규범에 배치된다고 말할 수 없다.”
-이번에 나온 연구개발이나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세계 최고수준인가?
“비교가 곤란하다. 범위와 기업 규모별로 나라별로 특색에 맞게 하고 있어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이 대책을 설계할 때는 우리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해서 어렵다고 하지 않도록, 주요국 수준들을 다 고려해 설계했다.”
-향후 이 전략을 전담할 조직은?
“부총리 주재의 혁신성장빅3 회의가 2~3주마다 계속 열리고 있다. 반도체도 계속 점검하고 확인한다. 이건 마스터플랜이고, 세부계획은 혁신성장빅3 회의나 경제중대본 회의에서 관계부처들이 확인하고 집행을 점검할 계획이다.”
-세제지원을 위해 신성장원천기술 외에 핵심전략기술을 신설한다고 했는데, 과정이 어떻게 되는가?
“정기국회에 예산과 함께 이 내용을 반영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제출될 예정이다. 국회 심의 후 통과되면 거기 맞춰 시행된다. 법이 통과되면 시행령에 핵심전략기술을 정의할 계획이다.”
-반도체특별법 제정은 이번에 발표된 전략과 별도로 가나?
“대책은 대책대로 가고, 특별법은 국내외 반도체 산업의 진행상황이나 미국의 입법 상황 등을 보면서 국회와 상의하려고 한다.”
-K-반도체 벨트를 ‘세계최고 반도체공급망’이라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세계최고인가?
“면적과 기업수 기준이다. 단일단지로 비교 가능한 곳이 대만의 신주과학단지인데,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포함되면 면적이 더 넓어지고 기업수와 매출 규모도 이를 앞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