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인텔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31일 인텔의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며 첫 대외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탄 CEO는 이 자리에서 ‘뉴 인텔’의 중장기 로드맵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29일(현지시각)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31일∼4월 1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인텔 비전’(Intel Vision)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 인텔은 전 세계 고객과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컴퓨팅 전반에 걸친 혁신 기회를 모색하고, 업계의 미래를 형성할 협력을 촉진할 예정이다.
탄 CEO는 고객과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데뷔 무대를 갖는다. 그는 ‘새로운 인텔’(A New Intel)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인텔의 미래와 비전에 대해 발표한다. 기조연설에는 인텔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사업 매각 등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AMD 등 미국 반도체 기업에 인텔에 대한 합작 투자를 제안하고, 브로드컴은 인텔의 칩 설계 및 마케팅 사업 부문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 CEO는 지난 12월 사임한 팻 겔싱어 전 CEO에 이어 인텔 지휘봉을 잡았다. 겔싱어 전 CEO는 2021년 취임 이후 자사 제품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으로 변모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세웠다. 하지만 실적은 계속해서 부진했고 특히 지난해 8월 인텔 역사상 최악의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다.
인텔은 탄 CEO 부임과 함께 이사회도 개편하고 있다. 인텔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공과대학 학장인 추자이 킹 리우 등 3명의 이사가 오는 5월 인텔 연례 회의에서 은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텔 이사회 의장 프랭크 예어리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인텔은 기술과 자격, 전문성의 적절한 이사회를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립부 탄이 새롭게 합류한 만큼 우리는 인텔의 많은 강점을 활용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점진적으로 투자하면서 그에 비례하는 이익을 얻기 위해 사업 전략을 철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