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트레일러 영상./크래프톤 제공

대표 지식재산권(IP) ‘배틀그라운드’로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크래프톤(259960)의 신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신규 IP ‘인조이(inZOI)’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콘텐츠가 부족하다’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인도 사업 역시 투자 대비 수익을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 제2의 심즈 노린 신규 IP ‘인조이’… “최적화 까다롭고 콘텐츠 빈약”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이용자가 가상현실을 관리하는 회사의 신입사원이 돼 캐릭터 ‘조이’들을 조종하고 관찰하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제2의 ‘심즈(The Sims)’를 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즈는 2000년 출시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누적 판매량 2억장을 넘겼다. 인조이의 경우 지난 20일부터 얼리 액서스 공개일인 28일까지 ‘데모’ 버전을 체험할 수 있다.

‘인조이’는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이후에 출시하는 대형 신작이다. 특히 크래프톤은 인조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이용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미지를 기반으로 3차원(D) 물체를 만들어 주는 ‘3D 프린터’ 기능과 영상을 올리면 캐릭터 동작으로 만들어 주는 ‘비디오 투 모션’,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텍스트 투 이미지’ 등 AI 기반 창작 도구를 선보였다.

지스타 2024에서 크래프톤의 '인조이' 시연 화면. 이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얼굴과 체형 등을 설정할 수 있다./윤예원 기자

하지만 인조이를 경험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최적화’ 문제와 더불어 근본적으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릭터 간의 관계 형성 과정이나 행동과 대화의 전개가 부자연스러워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반면 캐릭터를 이용자 취향대로 맞춤 제작할 수 있고 최첨단 그래픽 덕분에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게임을 하기 위해 사양 높은 PC가 필요하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크래프톤 인조이의 권장 사양은 인텔 i7-12700K CPU와 엔비디아 RTX 3070 그래픽카드다. 이는 AAA급 게임의 최고 사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각각 50만~60만원 정도를 지출해야 구입할 수 있다. 크래프톤은 아직 정식 출시가 아닌 점을 강조하며 “별도의 세팅을 하지 않아도 사양별로 최적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옵션을 자동으로 설정하는 기능을 도입하는 등 최적화 작업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식 출시 전까지 DLC(다운로드 콘텐츠)와 업데이트는 무료로 지원한다고 전했다.

◇‘BGMI’ 잘 나가지만… 투자 기업 가치는 ‘뚝’

크래프톤이 공들이고 있는 인도 투자 사업 역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최대 매출을 갱신하며 수익을 책임지고 있지만, 그 외 신사업에서는 순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청년 인구 비중이 높은 인도를 미래 글로벌 시장으로 점찍고 2020년 11월에 현지 법인 ‘펍지인디아’를 설립했다.

크래프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가장 많은 돈을 들인 ‘나사디야테크놀로지(나사디야)‘는 지난해 210억원의 당기 손상차손(감액) 처리했다. 손상차손이란, 실제 가치가 장부 가치보다 현저히 떨어졌을 때 재무제표에 손실로 반영하는 회계 처리를 말한다.

앞서 크래프톤은 2021년 8월 522억원을 들여 나사디야 지분 17.1%를 확보했다. 나사디야는 웹소설 연재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크래프톤은 향후 나사디야가 보유한 IP를 신작 게임 개발에 활용할 목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사디야 외에도 크래프톤이 투자한 인도 업체 6곳 중 5곳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당기순손실 규모를 살펴보면 ▲나사디야 24억원 ▲노드윈 게이밍 34억원 ▲노틸러스 모바일 3억원 ▲메비고 랩스 47억원 ▲애니캐스트 테크놀로지 32억원 ▲탈렌트 언리미티드 온라인 서비스 66억원 등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중장기적인 목적으로 인도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도 게임 시장의 성장성이 긍정적이지만, 업체들이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