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설립된 미국 데이터브릭스는 클라우드 통합·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양한 클라우드에 저장된 고객사의 데이터를 한 번에 모아 분석하고, 업무용 통계 등을 제공하는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데이터브릭스의 고객사인 석유회사 쉘은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이용, 자사 장비 안에 있는 센서 관련 데이터 2억개를 분석하고 고장 여부를 예측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데이터브릭스는 지난해까지 누적 투자금 100억달러(약 14조4880억원)를 돌파했고, 전 세계에 1만2000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올해는 카타르 투자청으로부터 150억달러(약 21조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했다. 데이터브릭스는 지난해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처리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와 데이터브릭스는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의 기술을 결합해 모두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빈 라오 데이터브릭스 생성형 AI 부사장은 이달 3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데이터브릭스의 플랫폼을 이용하면 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여러 클라우드에 분산돼 있는 데이터를 한데 모아 분석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서비스로 지난해 연간 매출이 60% 성장한 30억달러(약 4조3605억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모아 분석할 때 파일 형식을 변환해야 하고, 데이터가 당초 저장한 형태를 벗어나 왜곡될 수 있다. 라오 부사장은 “데이터 원본, 중간 분석 값, 최종 결과까지 모두 손실 없이 저장할 수 있는 게 데이터브릭스만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브릭스는 올해 자체 플랫폼에 AI를 적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라오 부사장은 “플랫폼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학습한 뒤 적합한 답을 내놓는 맞춤형 AI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통해 업무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올해 카타르 투자청으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을 AI 기능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라오 부사장은 “한국은 매우 역동적인 시장이고,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LG와 같은 한국 고객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LG전자는 고객 데이터 관리를 위해 데이터브릭스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그는 또 “아시아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이고,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큰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라오 부사장은 1997년 선마이크로시스템 엔지니어로 IT업계에 합류한 뒤 테라젠코퍼레이션, 칼리 네트워크, 퀄컴, 인텔 등에서 근무했다. 2014년에는 AI 스타트업 네르바나, 2021년에는 AI·기계학습 기업 모자이크ML을 설립했다. 모자이크ML이 데이터브릭스로 인수되면서 2023년부터 생성형 AI 부사장 직책을 맡고 있다. 다음은 라오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세계 클라우드·AI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매년 30% 정도 성장하고 있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보다 클라우드 자원 활용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현재 아시아에서 이 같은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상황에 맞는 답을 내놓는 등 고객사 맞춤형 기능을 구현하는 AI가 주목받을 것이다.”
─경쟁사 대비 데이터브릭스의 강점은 뭔가.
“안정적인 데이터 저장 능력이 데이터브릭스의 강점이다. 데이터브릭스는 다양한 클라우드의 데이터를 원본 형태로 한 번에 모으고 분석할 수 있다. 일찌감치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도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AI를 고객사 맞춤형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본다.”
─올해 카타르 투자청으로부터 150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들었다.
“투자금을 활용해 플랫폼에 탑재할 AI를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현재 클라우드에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 상황에 적합한 답을 내놓는 AI를 플랫폼에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개발자들이 AI를 통해 자체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제공할 방침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이 갖는 의미는.
“한국은 클라우드와 AI 같은 신기술에 관심이 많고,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이다. 한국 기업들은 항상 선두에 서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시장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우리 회사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브릭스는 LG 같은 기업과 협력하면서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최근 인도, 싱가포르 법인을 별도로 분리했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넓히기 위해서다. 아시아는 클라우드 전환이 가장 빠른 시장으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눈여겨보고 있는 분야는.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모든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인적자원, 공급망, 법률 등과 관련된 정보를 다룰 때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고 있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데이터브릭스에게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