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판매 개시에도 글로벌 가상현실(VR) 헤드셋 출하량이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카운터포인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가상현실(VR) 헤드셋 출하량은 재작년보다 12% 감소했다. 애플의 비전 프로가 지난해 초부터 미국 판매를 개시하며 헤드셋 시장 확장이 예상됐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헤드셋 시장을 먼저 개척한 메타가 지난해 전 세계 VR 헤드셋 시장에서 77%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분기별 점유율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메타 64%, 피코 11%, 애플 9%, 소니 8% 순이었지만 메타가 4분기 보다 저렴한 퀘스트 3S 헤드셋을 출시하며 점유율을 84%까지 올렸다.
같은 기간 소니는 9%로 2위로 올라섰고 애플은 2%로 점유율이 내렸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의 비전 프로 출하량은 초기 시장 열풍 이후 지난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43% 급감했다”며 “하지만 애플은 4분기 동안 비전 프로 판매 지역을 한국, 아랍에미리트(UAE), 대만 등으로 확장했고 기업용 판매도 증가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인 피코와 DPVR은 기업을 상대로 한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 피코는 지난해 기업 부문 출하량이 소비자 부문 출하량을 넘어섰고 DPVR은 기업 고객을 중점적으로 공략한 결과 출하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는 향후 2년 동안 전 세계 VR 시장의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이 비전 프로를 내놓으면서 강조한 공간 컴퓨팅의 잠재력에도 매력적인 콘텐츠의 부족, 장시간 사용에 따른 눈의 피로, 헤드셋 무게, 배터리 수명 및 열 방출 등이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지난해 글로벌 증강현실(AR) 안경 시장 규모 역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는 구글·삼성전자 등 대형 기술 기업의 시장 진입 가능성과 인공지능(AI)과 결합 트렌드 가속화 등에 힘입어 올해 글로벌 AR 스마트 안경 시장이 반등하고 내년까지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