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올해 품질 문제로 애플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애플이 신규 출시하는 보급형 아이폰 모델에도 OLED 패널이 적용되면서 호재가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BOE가 올해 2분기 애플 아이폰에 공급할 모바일용 OLED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BOE가 품질 이슈에 휘말린 패널이 아이폰 프로 라인업에 탑재되는 고가 패널이라는 점에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졌다.
BOE는 아직 아이폰 프로 라인업용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TFT(박막 트랜지스터) OLED의 양산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TPO OLED는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OLED보다 하이엔드 모델이고 가격도 2배 수준으로 높다.
LTPO OLED 패널은 기존 LTPS TFT 공정과 Oxide(옥사이드) TFT 공정의 단점을 상호보완해 소비 전력을 10~15% 수준 개선한 제품이다. 다만 높은 기술 구현 난이도와 낮은 수율 문제로 주로 고가 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 채용돼 왔다.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7 시리즈 전 모델에 LTPO를 적용할 예정인데, 현재 이 기술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만 안정적으로 대량 양산이 가능하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양사의 LTPO OLED 패널 세계 시장 점유율은 86.8%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패널 업체의 아이폰15·16용 OLED 출하량 추정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약 1억대, LG디스플레이가 6000만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BOE의 LTPO OLED가 품질 문제가 빠르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애플이 올해 출시하는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SE4는 SE 시리즈 최초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이 아닌 OLED 패널을 탑재, 애플의 OLED 구매 물량이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디스플레이의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6조194억원, 영업손실 1529억원 수준이다. 매출액은 14.6% 증가하고, 영업손실 규모는 67.4%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간 흑자 달성을 목표로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4분기 8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4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56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2년 이후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2022년 2조850억원, 2023년 2조5102억원의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영업손실 규모는 대폭 줄어드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