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스1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 2개 분기 연속 매출에서 밀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작년 4분기에 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주력인 메모리 매출이 모바일과 PC용 수요 약세에도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4분기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경쟁사에 시장을 내주면서

삼성전자 매출도 첨단 AI 반도체 생산을 사실상 독식하는 TSMC의 매출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 TSMC의 작년 4분기 매출은 8684억6000만 대만달러(약 38조4천억원)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작년 4분기 TSMC의 응용처별 매출을 보면 AI가 활용되는 고성능컴퓨팅(HPC)이 53%로, 기존에 최대 비중을 차지했던 스마트폰(35%)을 크게 앞질렀다.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지난해 두 회사 매출은 2분기에는 28조원대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가, 격차가 3분기 약 3조원에서 4분기에 8조원 정도까지 벌어졌다.작년 3분기 매출의 경우 삼성전자 DS부문이 29조2700억원, TSMC가 7596억9000만 대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32조3000억원)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업황이 본격적으로 둔화하기 시작한 2022년 3분기를 시작으로 2024년 1분기까지 TSMC에 매출 역전을 허용하면서 매출 1위 자리도 함께 내줬다. 이어 작년 2분기에 근소한 차이로 삼성전자가 매출을 재역전했다가, AI 칩 수요 폭증과 맞물려 3분기에는 다시 TSMC가 앞지르기 시작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회사인 반면 TSMC는 파운드리만 하는 만큼 실적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외에도 메모리 반도체와 반도체 설계 등 사업영역이 다양하다”며 “반면 TSMC는 파운드리 사업만으로 매출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