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박스 게임 패스./조선DB

게임사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3년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등 게임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 부문 실적이 하락하고 플랫폼 구독자 수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게임사업이 MS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2일 MS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5 회계연도 2분기(2024년 4분기)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66억 달러(약 8조7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게임 하드웨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패스 등을 포함한 X박스 콘텐츠 및 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했지만, X박스 하드웨어 판매가 줄면서 매출에 악영향을 줬다.

MS X박스의 글로벌 콘솔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다. 소니나 닌텐도 등 경쟁사에 뒤처지면서 점유율이 10%대로 낮아졌다. 휴대용 콘솔 기기를 개발 중이지만, 출시일은 2026년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올 가을 닌텐도가 스위치 2를 발매한다고 밝히면서 더욱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델라 CEO는 취임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게임사업을 키웠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기준 MS의 게임사업 매출은 5.8% 증가했지만, 나델라 CEO가 설정했던 성장률(1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후 지난해 크고 작은 구조조정으로 인건비 절약에 나섰다. 지난해 1월 MS는 비디오게임 사업부 직원 2만2000명 중 약 9%에 해당하는 1900명을 해고했다. 올 1월 구조조정 대상에도 게임 부문 인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MS의 게임사업 가운데 콘텐츠 실적이 성장한 데에는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MS는 2023년 미국 게임 개발·유통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754억달러(약 109조6165억원)에 인수하면서 인기 게임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를 확보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콜 오브 듀티 6′가 발매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게임업계는 MS가 ‘게임 패스’ 구독자 확보에 성공해야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게임 패스는 일종의 구독형 모델로, 구독자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MS가 서비스하는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게임 배급사들은 MS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다만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후에도 게임 패스 성장률은 회사 내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게임 스튜디오들이 게임 패스 플랫폼에 자사 게임을 도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델라 CEO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PC 게임 패스 가입자가 30% 넘게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성장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이머들은 게임을 소유하는 것에 가치를 둔다”라며 “X박스 하드웨어 보급률이 낮은 데다 구독자가 늘지 않으니 게임 스튜디오가 게임 패스에서 자사 게임을 서비스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는 콘텐츠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