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 엔씨소프트의 하향세가 뚜렷하고, 넷마블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오위즈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원조 ‘3N(넥슨·엔씨소프트·네오위즈)’이 부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P의 거짓’ 네오위즈 ROUND8 스튜디오 최지원 총괄디렉터에게 대상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문체부 제공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올해 매출 3772억원, 영업이익 4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각 전년 대비 28%, 143% 늘어난 수준이다. 네오위즈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2500억~3000억원 사이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3분기 만에 256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2020년 603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네오위즈의 호실적은 PC·콘솔, 모바일 게임이 고루 견인했다. 지난 3분기 기준 PC·콘솔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9% 증가한 5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출시 후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한 콘솔 신작 ‘P의 거짓’의 흥행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 6월 출시된 ‘브라운더스트2′의 성과와 함께 지난 5월 인수한 개발사 ‘파우게임즈’ 실적이 반영되면서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은 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네오위즈의 올해 흥행작 ‘P의 거짓’은 고전동화 ‘피노키오’를 잔혹극으로 재해석한 3인칭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어두운 분위기의 다크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소울라이크’ 장르로, 19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주인공 ‘P’가 강력한 적들을 물리치면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려냈다. 10월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장 중 90%가 해외에서 나온 것으로, 국산 콘솔게임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뜨렸다.

국내외에서 각종 수상을 하며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출시 전인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과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등에 선정되며, 3관왕을 달성한 것이다. 지난 11월 열린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도 대상을 비롯해 기술창작상 중 기획·시나리오와 사운드, 그래픽 부문, 인기게임상, 우수개발자상 등 총 6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최고 게임으로 우뚝 섰다.

네오위즈가 올해 날아오르면서 3N에 다시 편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네오위즈는 넥슨, 엔씨소프트와 함께 ‘원조 3N’으로 꼽혔다. 당시 인기 지식재산권(IP) ‘피파 온라인’ ‘크로스파이어’ ‘스페셜포스’ 등을 서비스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피파 온라인과 크로스파이어 퍼블리싱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2012년 6741억원을 달성했던 매출은 2017년 1740억원까지 떨어졌다. 3N의 자리도 넷마블에 내줬다.

넷마블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네오위즈가 과거 영광을 되찾을 기회가 왔다. 넷마블은 올해 매출 2조5064억원으로 작년(2조6734억원) 대비 6.2% 감소하고, 79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1087억원) 대비 영업적자 폭을 줄였지만, 자체 IP 확보가 늦어지면서 2년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Origin(오리진)’ 등의 신작으로 내년 흑자전환을 노릴 예정이다.

현재 3N은 넥슨이 독주하고 있는 모양새다. 넥슨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3조742억원, 영업이익 1조1815억원을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실적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4%, 40% 증가한 수치다. 4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3421억원으로 전년 대비(2조238억원) 33.7% 줄었고, 영업이익은 5116억원에서 1334억원으로 하락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게임업계는 인기 IP를 획득한 넥슨과 네오위즈가 이끌었다”면서 “넷마블도 3분기에 출시한 신작 ‘세븐나이츠키우기’ 등이 인기를 끌면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으며, 내년에는 흑자전환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