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2] 베가스에서 고든램지버거 먹으며 CES 돌아봤습니다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화려한 막을 내렸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여파로 전체 참가업체 수는 지난 2019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지만, 한국 업체들은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CES 2022를 취재한 조선비즈 기자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 새로운 모빌리티 영역 확장하는 완성차 업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참여 역시 예년보다 부진했지만, 자동차 업체는 물론 정보통신(IT) 업체들도 다양한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면서 미래차 시장의 ‘빅뱅’을 예고했다.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를 넘어선 새로운 모빌리티로 영역을 확장 중이고, IT 업체들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전용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서쪽에 새로운 전시 공간(웨스트홀)은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IT 업체들이 있는 센트럴홀에도 자동차가 전시되면서 올해도 ‘자동차’는 CES를 주도하는 핵심 키워드라 판단했다.

◇ 전기차 깜짝 발표한 소니, 퀄컴·인텔 자율주행 기술 발표

일본 가전제품 업체 소니는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올해 CES에서 두 대의 전기차 콘셉트를 전시한 소니는 곧 전기차 자회사 ‘소니모빌리티’를 설립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가 IT 기업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떠오른 셈이다. 온라인 행사를 연 퀄컴과 인텔은 자동차의 자율주행 수준을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을 발표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모빌리티를 더 넓은 영역에서 정의하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IT 업체들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자구책이다.

◇ 현대차 지능형 로봇 등 로보틱스 기술 집중

현대차는 올해 CES 전시 주제를 로보틱스 기술로 잡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다양한 사물에 이동능력을 부여하는 ‘사물모빌리티(MoT) 생태계와 인간을 위한 지능형 로봇이 로보틱스 미래의 핵심”이라며 “로보틱스는 자동차와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올해 CES를 통해 처음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사촌 동생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을 격려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부스를 먼저 찾아가기도 했다.

◇ 우주로 뻗어나간 혁신 경쟁, 자율주행 기술까지

우주테크는 올해 CES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분야 중 하나다. CES에 우주 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등장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미국 우주 항공 기업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는 LVCC 야외 전시장(센트럴 플라자)에 전시장을 마련, 우주 비행선 드림 체이서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 우주 왕복선 대비 4분의 1에 불과한 드림 체이서는 국제우주정거장에 물자를 수송하는 임무를 시작으로 우주여행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드림 체이서는 최대 30회까지 사용할 수 있고, 자율주행 기술로 조종사가 없어도 된다.

◇ 표정부터 말투까지 소름 돋는 휴머노이드 로봇

영국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업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는 CES 2022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엔지니어드 아츠가 만든 아메카는 인공지능(AI)를 적용한 인간형 로봇 플랫폼으로, 사람들과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상대방의 대화를 듣는 건 물론이고 눈을 깜박이거나 미소를 짓는 등 자신의 감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현재까지 나온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대신 아메카는 기계 부품과 몸체의 관절을 그대로 노출했다. 사람과 똑같을 때 생기는 불쾌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게 엔지니어드 아츠 측의 설명이다. 아메카의 성별과 인종도 구분되지 않는다.

◇ 곰팡이로 만든 고기, 달라지는 먹거리

푸드테크도 CES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관심이 높았다. 미국 마이코테크놀로지가 곰팡이균을 활용해 만든 유제품과 대체육류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버섯으로 만든 우유와 곰팡이로만 개발한 대체육류를 선보였다. 장기간 보관 가능하고 소화도 쉬워 푸드테크는 앞으로 빠르게 성장, CES를 이끄는 중요한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