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19년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필수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일본으로 출국하는 모습. /조선DB

이달 중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 사장)와 만난다.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강자인 퀄컴으로부터 안정적 칩 수급을 끌어내는 한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이기도 한 퀄컴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CEO급 미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 전자업계를 종합해 보면, 이 부회장은 신규 파운드리 공장 설립 투자 최종 결정을 위해 이달 중 미국 텍사스주 출장길에 오르면서 퀄컴 CEO 미팅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파운드리 시설을 두고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시와 같은 주 테일러시 둘 중 한 곳을 신규 파운드리 부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퀄컴

이 부회장은 신규 파운드리 부지를 결정하는 한편 이번 출장길에 아몬 퀄컴 CEO와도 회동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4분기 들어 플래그십(고급형)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난이 완화되고 있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일부 칩 재고가 여전히 부족한 만큼 ‘스냅드래곤’을 생산하는 퀄컴의 안정적인 칩 공급을 이야기하는 자리인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갤럭시 시리즈에 자사 AP인 ‘엑시노스’와 함께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지역에 따라 병행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MD와의 협업을 통해 그래픽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엑시노스를 내년 초 공개하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2′부터 탑재한다. 엑시노스와 함께 스냅드래곤이 들어가는 만큼 스냅드래곤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것은 갤럭시 전체 성공의 전제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는 퀄컴이 삼성전자의 최대 파운드리 고객사이기도 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팹리스(반도체설계기업)인 퀄컴은 현재 삼성전자와 대만 TSMC 파운드리를 통해 칩을 생산 중인데, 삼성 파운드리의 수율(완제품 비율) 저하와 이에 따른 가격 경쟁력 문제로 TSMC로 상당 비중을 옮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라면서 “두 회사가 파운드리 계약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이 부회장이 아몬 사장과 직접 만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퀄컴 측은 “CEO 일정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