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시카고 공무원들의 은퇴 자금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평가됐다. 시카고는 미국 주요 도시 중 가장 연금 자금이 부족한 도시로 꼽히며, 관세 전쟁으로 인해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워싱턴 DC 기반 비영리 기관인 에쿼블 인스티튜트(The Equable Institute)를 인용해 시카고의 네 개 퇴직 연금 기금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촉발된 주식 시장 하락으로 약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손실을 입은 연금 기금은 시카고 지역의 ▲교사 연금 기금 ▲시 공무원 연금 기금 ▲소방관 연금 기금 ▲경찰관 연금 기금 등이다. 이들 연금 기금이 투자한 S&P 500은 관세 전쟁으로 변동성을 겪으며 투자 수익률이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부과한 이후, 8일 기준으로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15% 하락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밝힌 뒤 지수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하락률은 9%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시카고 교사 연금 기금은 이달 2일부터 11일까지 7거래일 동안 5억9360만 달러(약 8438억 원)의 손실을 입었고, 지자체 공무원, 경찰관, 소방관 연금 기금은 11일 종가 기준으로 총 약 3억4460만 달러(약 4898억 원)의 손실을 경험했다.

특히 위태로운 상태에 있었던 경찰 연금 기금은 이번 손실로 붕괴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시카고 연례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네 개의 연금 기금의 순 연금 부채는 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한 372억 달러(약 53조 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쿼블 인스티튜트의 앤서니 랜다초 이사는 14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부분의 주·지방 연금 기금에서 포트폴리오 손실이 7~8%에 달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시카고처럼 만성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연금의 경우, 이러한 손실은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금 측은 손실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카고 교사 연금 기금의 W. 레누아르 시니어 전무이사는 성명을 통해 “현재 시장의 변동성은 우리 기금의 자금 조달 상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불확실한 시기에도 장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에 신중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