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서 중국발(發)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산 초저가 상품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온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직격탄을 입을 전망이다.

쉬인 로고 앞으로 테무 로고가 띄워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발 800달러(약 117만원) 이하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다음 달 2일 오전 0시 1분부터 발효된다.

이 시점부터는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800달러 이하 모든 상품에 개당 25% 또는 상품 가치의 30%에 해당하는 관세가 부과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월 4일에도 중국과 홍콩에서 들어오는 국제 소포 반입을 차단했다가 물류 대란이 일어나자 하루 만에 번복했다. 미국 당국에 따르면 미국 세관은 하루 평균 400만개 이상의 면세 소포를 처리하고 있다. 2024년도 기준 면세 소포량은 14억개를 넘었으며, 그 중 60%가 중국발로 파악됐다.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 테무, 쉬인 등은 물가 상승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계 소비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초저가 상품을 대량으로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이번 조치는 이들 업체가 이용해온 무역 허점을 없애겠다는 목적 외에도 중국산 마약의 불법 유통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등 원료가 중국에서 생산돼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의해 미국으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중국 측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마약 밀수업자들이 소액 면세 제도를 악용해 화학 원료를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