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쓰시마섬(대마도)의 와타즈미 신사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행동을 이유로 일반 관광객의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해당 신사는 지난해 6월 한국인의 출입을 전면 금지해 논란이 된 곳이다.

지난해 6월 와타즈미 신사가 공개한 신사 내에서 흡연하는 한국인들. /와타즈미 신사 페이스북

24일 산케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에 위치한 와타즈미 신사는 지난 23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신도와 참배객을 제외한 사람들의 경내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외심 없이 일본인이 소중히 여겨온 장소와 사물을 파괴하는 모습은 일본 문화의 붕괴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이후 “신도와 참배객이 아닌 사람들은 누구냐”는 문의가 이어지자 신사 측은 “신을 숭배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출입이 가능하며, 사진 촬영도 자유롭다”며 “반대로 신사를 단순히 테마파크나 촬영 장소로만 여기는 사람들은 참배객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사 측은 신사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흡연과 불법 주차, 폭언 등을 저지른 사례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지난 21일에는 한 남성이 신사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진과 함께 한국어로 “한국인이 다시 담배를 피웠다. 신사 및 주변은 금연이니 규칙을 지켜달라”고 했다.

이어 22일에는 불법 주차를 제지하는 직원에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한국인이 “안 가, 이XX야”라며 고함치며 욕설을 퍼붓는 영상도 공개했다. 신사 측은 이러한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주차장 입구에 차량 진입을 막는 임시 구조물을 설치했다. 영상에서 한국인 관광객의 얼굴은 모자이크 없이 공개됐다.

23일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신사 인근 푸드트럭에서 빵과 음료를 먹은 뒤 쓰레기를 신사 내에 버리고 있다.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신사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쓰시마 섬은 부산에서 약 50km 떨어진 지리적 근접성 덕분에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은 여행지다. 코로나19 이후 선박을 통한 한국인 관광객 유입이 급증하면서 와타즈미 신사 측은 반복적인 무질서와 직원에 대한 폭언·폭행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 측은 “직원들이 신성한 공간이 훼손되는 것에 참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반복되는 폭력과 모욕으로 신사 운영의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신사와 국민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신사는 이와 관련해 쓰시마 시청, 나가사키현 경찰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사 측은 지난해 6월에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신사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찍은 영상 등과 함께 ‘한국인 관광객 출입 금지’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또 코로나19 전인 2019년에도 한국인 관광객들의 출입을 금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