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군의 예멘 후티(Houthi) 반군 폭격 계획을 실수로 언론인에게 노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 로이터=연합뉴스

미 매체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은 24일(현지 시각) 메시지 앱인 시그널(Signal)에서 자신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사용하는 단체 채팅방에 우연히 초대됐고 그 안에서 후티 공습 계획이 사전에 공유됐다고 밝혔다. 시그널은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상업용 메시지 앱이다.

당시 채팅방에는 J D 밴스 부통령,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 안보 고위 인사 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자신이 지난 11일 왈츠 국가안보보좌관과 시그널을 통해 연락을 나눈 뒤 이틀이 지난 13일 시그널의 한 단체 채팅방(Houthi PC small group)에 초대됐고, 그 안에서 예멘 내 후티 무장세력에 대한 공습 계획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채팅방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예멘에서 첫 폭발이 두 시간 뒤인 (15일) 오후 1시 45분에 감지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는데, 실제 미군은 15일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브라이언 휴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 단체 채팅방은 진짜인 것으로 보이며, 잘못된 번호가 어떻게 추가되었는지 검토 중”이라면서도 “이 단체 채팅방은 고위 인사들 간의 깊고 신중한 정책 조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미국 군사전문 일간지 성조지에 따르면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기밀정보 유출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정부 직원이 이렇게 민감한 군사 작전에 대한 정보를 유출했다면 조사를 받고 확실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면서 상원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