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를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이 됐다. SAP의 가파른 주가 상승은 독일 주식 시장 전체를 끌어올려, 독일 대표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AP는 24일(현지시각)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사로 자리매김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가 된 것이다. 최근 1년간 주가가 60%가량 오른 SAP는 24일 주가가 1.35% 상승해 시가총액 3161억유로(약 502조원)를 기록했다. 같은 날 노보 노르디스크 주가는 1.34%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약 2조크로네(약 436조원)다.
SAP는 독일에 본사를 둔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등을 개발해 전 세계 10만개 이상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제치고 유럽 최대 기술기업 자리에 올랐다.
최근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클라우드 전환과 생성형 AI 통합에 적극 투자해,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는 SAP의 올해 클라우드 매출이 29% 성장하고,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385억유로(약 6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FT는 전했다.
SAP의 주가 상승은 독일 대표 지수인 DAX 지수 상승을 견인하며, 독일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SAP는 DAX 지수에서 독일의 주력 업종인 자동차(폭스바겐, 벤츠 등)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AP의 주가 상승 때문에 이 비중은 단일 종목 비중 상한선인 15%를 자주 넘겨, 독일증권거래소는 상한선이 없는 새로운 지수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의 성공으로 최근까지 유럽 기업 중 시총 1위를 유지해왔으나, 공급망 문제와 시장 조정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하루 만에 주가가 20%가량 급락한 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주가는 급락 직전 대비 30% 낮은 수준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벨기에 등지에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미국 내 공급 병목과 경쟁 심화는 단기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