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의 외교 수장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지역 협력 강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열렸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2일 일본 도쿄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지난해 서울에서 4년 반 만에 정상회의가 재개된 이후 형성된 3국 협력의 흐름을 끊김 없이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회의는 그런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굴러가는 바퀴는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지만, 멈춘 바퀴를 다시 돌리는 일은 쉽지 않다”며 “지금의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3국 협력의 방향으로 내실화와 제도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협력 강화, 글로벌 차원의 평화와 번영 기여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번영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 대표로 참석한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한중일 3국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협력 잠재력을 가진 틀”이라며 “조속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항일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이라며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3국은 역사를 직시하고 3국 협력을 고수하며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이와야 요코 외무상은 “국제 정세가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불안정한 시기”라며 “3국은 솔직한 대화를 통해 분단과 대립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이웃 나라로서 때로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역과 세계 평화를 위해 지속적인 대화와 교류가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