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보수 여성들의 ‘미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트럼프 패밀리로 대표되는 ‘마가(MAGA)’ 여성들처럼 되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2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의회 의사당 로탑다에서 열린 제6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멜라니아 트럼프와 입맞춤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18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인 여성 유권자의 53% 지지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미국 유권자들은 더 이상 공직자들에게 회색 머리와 주름진 이마를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대신 과하게 여성적인 특징이 트럼프 2.0 시대의 기본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마가 스타일’은 비현실적으로 젊은 얼굴, 태닝된 피부, 도톰한 입술, 세심하게 손질된 웨이브 헤어스타일, 길게 관리된 손톱 등으로 요약된다. FT는 트럼프가 CNN 인터뷰에서 “우리가 대통령직을 핫(hot)하게 만들었다”고 자랑한 것처럼, 트럼프 집권으로 미적 기준도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보수주의 운동가이자 ‘미국을 다시 핫하게(Make America Hot Again)’라는 싱글 파티를 주최하는 라켈 데보노는 젊은 보수층의 미적 기준이 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 ‘폭스 뉴스의 금발 앵커’가 인기를 끌었다면, 이제는 갈색 머리, 가벼운 보톡스를 맞은 얼굴, 과하지 않게 확장된 입술 등이 ‘미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트럼프 패밀리를 닮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뉴욕을 기반으로 한 성형외과 의사 노먼 로우는 2023년 10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새 병원을 열었으며, 새해 전야 파티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환자들의 방문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팜비치에서 요청이 가장 많은 수술은 ‘안면거상술’이다. 안면거상술은 귀 뒤쪽이나 두피를 절개해 늘어진 피부와 지방을 제거한 후, 분리한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 주름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이는 ‘마가 스타일’의 특징인 비현실적으로 젊은 얼굴을 만들기에 적합한 수술이다. 안면거상술과 눈꺼풀 리프팅도 인기 있는 수술이다. 반면, 뉴욕에서는 코 성형과 가슴 확대술이 가장 인기가 있다

지난 1월20일(현지 시각) 제6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에릭 트럼프(왼쪽부터), 이방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 AP=연합뉴스

로우는 “예전에는 카다시안 자매들이 등장할 때마다 전화가 폭주했지만, 이제는 ‘멜라니아 트럼프 같은 얼굴을 원한다’는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40대 초반의 한 환자는 마러라고 여행을 앞두고 실 리프팅, 레이저, 보톡스, 다양한 필러 등의 시술을 위해 한 번에 6만 달러(약 8711만 원)를 지출했다.

트럼프 패밀리의 패션 스타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층에게 롤모델이 되는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다. 이방카는 세련되고 단정한 옷차림으로 주목받는다.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이방카는 짙은 녹색 디올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올리고 작은 베레모를 썼다. 이방카의 오랜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알렉사 로둘포는 그녀의 스타일을 ‘단아한 올드 할리우드 룩’으로 연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