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4세 고시’로 불리는 한국 영유아 사교육 열풍이 해외에서도 조명을 받았다.
16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의 치열한 학업 경쟁이 6세도 안 된 영유아를 사교육 시장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원을 한국어 발음 그대로 ‘hagwon’으로 표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 교육부 통계를 인용해 국내 6세 미만 아동 47.6%가 사교육 기관인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2세 미만 아동의 약 4분의 1도 사교육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영어유치원의 경우 월평균 150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다닌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어, 수학, 과학, 논술 등 과목을 가르치는 학원은 한국의 큰 산업으로 성장했는데 이 같은 사교육 열풍은 가계 부채를 늘리고 내수 소비를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인구 위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하면서 세계 최저 수준인 0.75명의 출산율을 언급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인터뷰를 통해 노인 빈곤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양 교수는 “젊은 부모는 사교육이 대학 진학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스스로 경험했기에 자녀 사교육에 투자한다”며 “그러나 과도한 교육비 지출로 노후 저축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사교육에 가구 소득 약 3분의 1을 쓰는 한국인 공무원의 사연도 다뤘다. 해당 공무원은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하고 있기에 뒤처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