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유엔(UN) 산하 원조 기구에 공산주의나 반미주의와 연계성이 있는지를 답하라는 질의서를 보냈다.
BBC방송은 15일(현지 시각)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유엔난민기구를 포함한 유엔 원조 기구와 국제 적십자 위원회(ICRC) 등 국제 구호기구에 신념과 소속을 묻는 36개 질문이 포함된 질의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질의서에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전체주의 정당이나 반미주의 신념을 지지하는 정당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포함돼 있다. 이 외에도 중국, 러시아, 쿠바, 이란 등에서 자금 지원 여부, 주요 사업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요소나 기후 변화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포함됐다.
질의서를 받은 기구 중 대부분은 그간 미 국제개발처(USAID)와 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왔다. 미국은 유엔의 최대 기부국이었으나, 최근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대외 원조를 축소하거나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고 있다. 연방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며 USAID를 사실상 없애는 수준의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미국 정부의 이번 질의서 송부가 미국이 인도주의 활동에서 손을 떼려는 수순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번 질의서에 전부 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OHCHR 대변인은 “대부분 ‘네’ 또는 ‘아니오’로 답변해야 하는 질문이고 설명할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일부는 유엔에 적용되지 않는 질문이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바로 답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답변할 수 있는 질문에 관해서는 설명과 함께 이메일을 보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