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했다가 철회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것을 두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책임론이 일고 있다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트럼프 측근 11명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의 눈에 들기 위해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트럼프가 듣고 싶어하는 말만 하고, 트럼프가 들어야 할 말을 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폴리티코는 복수의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불안정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 혼란에 대한 책임을 러트닉 장관이 지게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 측근들은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와 가까이 지내면서 경제 문제를 조언하는 데 불만을 품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일부 인사들은 러트닉 장관이 TV에 출연해 발언한 것을 들어 “관세와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기본적인 사항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10일 NBC뉴스에 출연해 내달 2일부터 상호관세가 발효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상품이 더 비싸지겠지만 미국산은 더 저렴해질 것이고, 그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해외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세워, 결국 미국 제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세로 인해 물가가 올라가고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트럼프 측근들은 폴리티코에 “러트닉 장관이 작은 트럼프가 되려고 노력한다”, “대통령이 듣고 싶은 말만 하고 들어야 할 말은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와의 친분이 강하기에 관세 정책 관련 소통의 창구를 하고 있다.
또한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와 상반되거나 트럼프보다 앞서 나가는 메시지를 보이는 경우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다 러트닉 장관은 백악관에서 자신이 제안한 구상을 마치 트럼프 행정부가 정한 정책인 것처럼 방송에 나와 말한 경우도 있다. 폭스뉴스가 지난 9일 방송한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과도기”라고 표현한 것과 달리 러트닉 장관은 NBC뉴스에 나와 “경기침체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폴리티코는 “러트닉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친구가 거의 없다”며 “러트닉 장관의 양극화된 성격과 권한 남용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를 떠나는 최초의 인물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오랫동안 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