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민영기업심포지엄에 참석해 중국 주요 테크 기업 수장들을 만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매년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공개했던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최고 지도부 집무처) 집무실의 책장과 액자를 2025년 신년사 발표 때는 치웠다. 2024년 12월 31일 신년사 발표하는 시진핑. /중국 외교부

중국 국영 CCTV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민영 기업 심포지엄에서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마화텅 텐센트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왕촨푸 비야디 회장 등과 만났다. 시 주석이 민간 기업과 좌담회를 연 것은 2018년 11월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중국 정부 측에서는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리창 국무원 총리, 딩쉐샹 부총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날 민영기업 대표 6명의 발언을 들은 뒤 “민영경제 발전은 큰 잠재력이 있고 많은 민영기업과 기업가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시의적절하다”며 “선부(先富)가 공동부유(共同富裕·다 함께 잘살기)를 촉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의 분배를 중시하는 자신의 ‘공동부유’와 일부가 먼저 부자가 되라는 덩샤오핑의 ‘선부론’을 함께 강조한 것이다.

또 시 주석은 민간 경제 발전 과제로 ▲공정한 시장 경쟁의 장애물 제거 ▲민간 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 해결 ▲민간 기업의 채무 체납 문제 해결 ▲부당한 압력 정비 및 합법적 권익 보호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신은 이날 시 주석이 마윈을 만난 것에 주목했다. 마윈은 2020년 10월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 등 최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한 포럼에서 중국 금융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가 4년 간 해외를 떠도는 등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 마윈의 발언 직후 같은 해 11월 알리바바 산하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산됐으며, 민간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기도 했다.

이번 좌담회에 마윈이 등장한 것과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민영 기업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중국 지도부의 태도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페이키안 리우 피델리티인터내셔널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서 “민간 부문 기업가들을 최고 수준으로 지원하겠다는 매우 분명한 신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