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억 아시아인의 겨울 최대 축제인 동계 아시안게임이 8년 만에 돌아왔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번 아시안게임 개막식을 위해 중국은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을 총동원했다.
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제8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각) 하얼빈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다. 2017년 삿포로 대회 이후 8년 만의 동계 아시안게임이다. 원래대로면 2021년에 열렸어야 했지만, 개최지 선정 난항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취소된 바 있다.
올해 대회도 2023년 7월에야 개최지가 정해졌다. 중국에 주어진 시간은 단 1년 7개월. 하지만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2023년에 열린 2022 항저우 하계 아시안게임 등을 연달아 개최한 만큼 노하우가 쌓였다는 평가다. 후세인 알 무살람 아시안게임 평의회(OCA) 사무총장은 “2년도 채 안 되는 준비 기간 동안 하얼빈은 도시와 시설 차원에서 대회의 모든 요구 사항을 엄격하게 준수했다”며 “매우 효율적이고 전문적으로 단기간에 프로젝트를 완수했다”라고 했다.
개막식은 ‘얼음과 눈이 함께 꾸는 꿈, 한 마음 아시아(氷雪同心, 亞洲同心)’라는 주제로 80분간 진행된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폐회식과 항저우 하계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았던 샤샤오란 감독이 이번에도 메가폰을 잡았다. 전날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약 1년의 기획과 40번 이상의 수정을 거쳐 개막식 리허설 최종 단계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개막식을 위해 첨단기술을 총동원했다는 것이 중국 측 설명이다. 우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수석 프로듀서는 “기술의 힘을 통해 깔끔하게 안전함과 다채로움을 구현했다”며 “AR과 멀티미디어, 과학기술을 통해 실내 공간을 다차원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얼음과 눈의 아름다움, 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천장에 설치된 120만개의 작은 눈송이도 이번 개막식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혔다.
8년 만에 열리는 만큼 이번 대회는 참가 규모도 역대 최대다. 아시아 34개국 및 지역에서 1200여명의 선수가 등록했다. 캄보디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처음으로 동계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 북한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겨울 종합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만 3명의 선수가 나온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총 222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한편 지난 5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개막식 참석을 위해 하얼빈을 찾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할지도 관심사다. 전날 우 의장은 베이징에서 한국 특파원단을 만나 “(시진핑과)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과 면담하게 되면 한국의 안정성을 알리며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하고,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와 기업 애로 사항 등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