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헬기 충돌·추락 사고의 사고 여객기에 한국계 청소년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여객기에는 약 20명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와 학부모, 코치 등이 탑승해 있었으며 전체 탑승객 64명(승무원 포함)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워싱턴DC 포토맥 강에서 여객기와 헬기 충돌 사고의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

30일 현지 언론들은 여객기 탑승객 중 한 명인 지나 한(Jinna Han)이 한국계 여성 피겨 스케이팅 선수라고 전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지나 한이 소속된 ‘보스턴 스케이팅 클럽’의 더그 제그히베 최고경영자(CEO)는 지나 한과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10대 남자 선수 스펜서 레인이 모친들과 함께 사고기에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으로 이들의 코치를 맡고 있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러시아)도 같은 여객기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여객기에는 약 20명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와 학부모, 코치 등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는 전체 탑승객(승무원 포함 64명)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은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캔자스주 위치토 시(사고기의 출발지)에서 열린 미국 피겨 선수권 대회와 연계해 진행된 전국 유망주 대상 훈련 캠프 참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번 사고는 29일 오후 8시53분쯤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 항공의 여객기가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상공에서 비행 훈련 중이던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와 충돌하며 발생했다. 충돌 후 여객기와 헬기는 근처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시신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여객기 승객 및 승무원 64명과 헬기에 탄 군인 3명 등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슬프게도 생존자는 없다”라고 말했다. 워싱턴DC의 존 도널리 소방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구조 작전에서 (시신 등의) 수습 작전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있다”면서 “현시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도널드 소장은 여객기에서 27구, 헬기에서 1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AP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1년 11월 12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택가로 추락해 260명 전원이 사망한 이래 인명 피해가 큰 항공기 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