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수익이 급감하며 재정난을 겪던 엑스(X·옛 트위터)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거론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대기업들이 잇달아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X에 대한 광고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이는 아마존이 1년 전 X에서 광고를 대거 중단한 이후 큰 변화”라면서 “앤디 재시 아마존 CEO가 이번 결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도 최근 X에 광고 게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2023년 말 X에서 광고를 없앤 바 있다.
WSJ은 “(엑스에서) 광고를 줄이거나 중단했던 일부 대기업이 변화하는 정치·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재평가하고 있다”면서 “X의 소유주인 머스크가 트럼프 집권 2기에 강력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머스크의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재계와 세계 지도자들이 그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WSJ은 아마존 창업자이자 회장인 제프 베이조스가 트럼프 취임식 행사에서 머스크와 어울리는 모습이 목격됐다면서 이는 과거 냉랭했던 두 사람의 관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했다.
앞서 주요 대기업들은 머스크가 2022년 X를 인수하자, X에 대한 광고를 철회했었다. 특히 머스크가 2023년 11월 X에서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주장하는 글에 공개적으로 동조한 뒤 광고주 이탈이 심화했다. ‘큰 손’ 광고주들이 떠난 후 X의 플랫폼 수익은 급감했고 머스크는 구독 서비스 등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재정난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머스크는 미국 연방정부 지출 2조 달러(약 2910조원) 감축 계획을 추진 중인 정부효율부를 이끌고 있다. 머스크는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2억5000만 달러(약 3600억원)를 기부하며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이라고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