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 거장 빈센트 반 고흐의 초상화로 추정되는 회화 작품 한 점이 화제가 되고 있다. 만약 이 작품이 정말 반 고흐의 회화라면, 가치가 1500만달러(약 218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뉴욕 소재 미술 연구 단체인 LMI그룹인터내셔널(이하 LMI)은 2019년 골동품 수집가로부터 구입한 초상화가 반 고흐의 작품일 가능성을 발견했다.
화제의 초상화는 캔버스에 그린 유화다. 두터운 마티에르(예술 작품의 물질적인 재료나 소재, 재질 또는 재질감)가 특징인 이 작품은 턱수염을 기르고 둥근 모자를 쓴 채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를 묘사했는데, 우측 하단에는 ‘엘리마르(Elimar)’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익명의 골동품 수집가는 지난 2016년 미네소타주 차고 세일에서 이 그림을 50달러(약 7만2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집가는 이 그림이 반 고흐의 작품일 가능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작품은 이후 2019년 LMI에 팔렸는데, 당시 매각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LMI는 3만달러가 훌쩍 넘는 비용과 약 20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이 작품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고 WSJ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LMI는 이 작품을 반 고흐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1889년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LMI는 45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반 고흐가 자신의 본명이 아닌 엘리마르라는 이름으로 작품에 서명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LMI는 이번 초상화에서 나타나는 붓터치가 반 고흐의 1885년작 ‘성경책과 정물’에서 나타나는 붓질과 비슷하다고도 썼다.
연구에 참여한 제니퍼 매스는 작품에 사용된 붉은색 물감 ‘PR-50′이 1905~1906년 프랑스에서 특허를 받은 것이라며, 작품이 반 고흐 사후에 제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 고흐는 1890년 사망했다. 그러나 연구 팀이 추가 조사한 결과, PR-50 색소는 반 고흐가 살아있던 1883년 프랑스 생 드니의 한 화학 회사에서 이미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WSJ는 “그림에서 발견된 붉은 머리카락의 DNA를 분석한 결과, 붉은색 또는 적갈색 머리칼을 가진 사람의 것이었다”고 전했다. 반 고흐는 붉은 머리를 가졌던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WSJ는 “LMI는 앞으로 전세계 반 고흐 전문가들에게 이 그림을 공개해 정식 감정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예술계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