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각) 밤 9시쯤 미국 워싱턴의 국내선 공항인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소형 여객기가 군 헬리콥터(블랙호크)와 공중에서 충돌해 추락했다. 공항에 착륙하려던 여객기에는 60명의 승객과 4명의 승무원이 탑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아메리칸 항공사가 밝혔다.
소방 당국은 공항 현장에 소방차를 보내고 인근 포토맥 강에 보트를 띄워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 경찰에 따르면 추락한 항공기는 공항 인근 포토맥 강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이 탑승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블랙호크 헬리콥터 역시 포토맥 강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 언론에 공개된 충돌 당시 영상을 보면 밤하늘 공중에서 여객기와 헬리콥터로 추정되는 물체가 충돌한 뒤 거대한 불꽃이 튀는 장면이 보인다. 사고 당시 영상에는 충돌 직전의 여객기와 헬리콥터 외에도 근방에 또 다른 여객기 불빛이 보일 정도로 이 근방은 평소 각종 항공편 운항이 잦은 곳이다.
해당 여객기는 미국의 지역 항공사인 PSA 에어라인으로 아메리칸 항공의 지역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로 알려졌다. 주로 미국 내 지역을 연결하는 단거리 항공편을 운영하는 항공사로, 이번 사고기에도 워싱턴과 인근 지역을 출퇴근하는 탑승객이 상당수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 언론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미국 중부 캔자스주의 위치타시에서 이륙해 워싱턴으로 오는 항공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 기종은 CRJ700으로 평소 65~78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포토맥 강의 수온은 화씨 35.6도(섭씨 2도)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수온에 추락했을 때 탑승객의 생존 시간은 최대 30~60분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레이건 공항의 모든 이착륙은 전면 중단됐다. 아직 정확한 사상자 숫자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가장 비행편이 많은 공항 중 하나로 꼽히는 레이건 공항은 펜타곤 국방부 청사와 나란히 붙어 있다. 이 근방은 평소 여객기는 물론 군 헬리콥터를 포함한 각종 군용기 등의 비행도 잦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방금 레이건 내셔널 공항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고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희생자들의 영혼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며 “또한, 우리의 대응 요원들이 해내고 있는 놀라운 작업에 감사드린다. 저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정보가 나오는 대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09년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콜건 에어(Colgan Air) 추락 사고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첫 대형 상업 항공기 사고로 전해졌다. 당시 사고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발생한 항공기 사망 사고는 2018년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 비행 중 한 여성이 창문 밖으로 부분적으로 빨려 나가면서 사망한 사건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