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1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2차 집행에 나선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들이 진행 과정을 긴급 속보로 타전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한국 드라마보다 백배는 더 재밌다” 등의 반응과 함께 관련 소식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오전 5시 33분(현지시각) 공수처 차량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도착했다는 속보부터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다. CCTV는 “윤 대통령의 법무팀과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경찰과 수사관들의 관저 진입을 막기 위해 ‘인간 벽’을 형성했고, 양측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부상을 입은 사람도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소방당국은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 수백명이 경찰 등과 대치하다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2차 집행 소식을 보도하고 있는 관영 중국중앙TV(CCTV)./CCTV 캡처

다른 매체들도 윤 대통령 체포 영장은 물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진행 상황까지 속보와 분석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윤석열이 1차 변론에 불출석한 탄핵 (재판) 사건은 언제 최종 결정이 나오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매체는 “헌재의 탄핵 심판 심리부터 최종 판결까지의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며 “여야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한국의 정치 상황은 계속해서 파란만장할 수 있다”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3일 시작된 비상계엄 사태부터 한국 정치 상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비상계엄이 발동되고 해제되는 과정은 물론, 이후 사태 수습 관련 소식은 매번 중국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0분 현재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는 ‘윤석열은 체포 영장을 받아들이고 자진해서 관저를 나설 것’이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 경찰과 공수처는 윤석열을 다시 체포하기 위해 1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한국 경찰, 윤석열 체포 영장 집행 주장’ 등도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 있다.

정치 체제 특성상 이러한 상황에 익숙지 않은 중국인들은 흥미진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중국 네티즌은 “확실히 한국 드라마보다 백배는 더 재밌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외에도 “법 앞에는 모두가 평등하다”, “대한민국의 차벽은 정의를 막을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은 대통령” 등의 반응도 있다. 중국은 여당에 비해 친중국 색채가 강한 민주당에 친화적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체포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