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2028년 7월 열릴 하계 올림픽 개최지다. 로스앤젤레스가 올림픽 개최권을 획득한 것은 1984년 이후 44년 만으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32년 만에 미국에서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이라 기대가 크다. 하지만 7일(현지 시각) 시작된 대형 산불로 피해가 커지면서 2028년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산불로 인해 파괴된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하늘에서 찍은 사진. 이번 산불로 24명이 사망했고 18만 명 이상이 대피 명령 또는 경고를 받았다. 1만2000개 이상의 건물이 파괴되거나 손상되었고 3만5000에이커 이상이 불에 탔다. / AFP 연합뉴스

NYT는 13일(현지 시각) “2028 하계 올림픽은 로스앤젤레스 자부심의 원천으로 1984년 올림픽만큼 이 지역의 경제와 국제적 이미지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했으나, 일주일 만에 모든 것이 의문시됐다”고 했다.

물론 아직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하자는 제안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 관련 자금을 모으고 올림픽을 운영하는 민간 위원회인 ‘LA2028′에서 올림픽 개최가 예상보다 복잡해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7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지지하는 투표를 했던 전(前) 시의원인 마이크 보닌은 NYT에 “산불이 악몽 같은 시나리오를 만들어버렸다”며 “이것은 올림픽을 개최할 도시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2028년 하계 올림픽은 로스앤젤레스 테메큘라에서 샌 페르난도 밸리까지 광대한 지역에 걸쳐 있는 약 50개 경기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2028년 올림픽이 열릴 때도 로스앤젤레스는 여전히 파괴된 주택, 사업장, 사무실, 예배 장소, 시청사, 공원을 재건하는 데 열중할 것이라고 본다. 여기다 이제 로스앤젤레스는 시 소유 건물을 수리하거나 재건축하는 비용에 더해 소방관과 경찰관들에게 지급하는 수백만 달러의 예상치 못한 비용에 직면한 상태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티켓 판매 수익, 스폰서십,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기부금 등을 활용해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약 70억 달러의 예산을 마련할 책임을 맡고 있다.

여기다 산불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지금까지 화재로 올림픽 경기장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산불이 로스앤젤레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관련 시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열려 있다. LA2028의 회장인 케이시 워서먼은 성명을 통해 로”스앤젤레스가 산불에서 회복할 것이며, 올림픽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 거주민은 1800만 명으로 2028년 올림픽에는 15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간 열리는 올림픽은 70억 달러(약 10조2445억 원)규모의 행사로, 화재로 파괴된 도시 전체를 재건하는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NYT는 “산불로 파괴된 지역을 재건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지만, 반대로 재에서 떠오르는 도시의 매력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