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했다가 야당의 뭇매에 삭제했다.
4일 대만 연합보와 FTV 등에 따르면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인스타그램 스레드를 통해 “남한 국회가 친북세력에 장악됐고,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긴급계엄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한국 상황을 짧게 언급한 민진당은 “대만 입법원(의회)도 (야당인) 중국국민당과 대만민중당이 국방 예산을 삭감하고 위헌적으로 권한을 확대했으며 대법관을 마비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팀 타이완’인 우리는 1분 1초마다 어두운 세력의 침략에 저항할 것임을 의심하지 말라”고 했다.
이후 이 글은 1949년부터 1987년까지 38년간 계엄령을 겪은 대만이 한국의 비상계엄을 지지하는 것처럼 해석되면서 문제가 됐다. 특히 독립 성향 민진당은 계엄 시행 시절은 1986년에 창립됐고 그다음 해에 계엄령 해제로 합법적인 정당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민진당은 문제가 된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국제 소식을 전한 것뿐이고, 대만 내 정치 상황과 대조해 봤을 뿐”이라며 “계엄을 지지하는 뜻은 절대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만 야권인 국민당 소속 황젠하오 입법위원은 “남한의 집권당마저 윤 대통령의 탈당을 논의하는 마당에 대만의 집권당이 윤 대통령에 호응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라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인 대만 연합보는 “문제의 글은 민진당 내부의 한 홍보 담당자가 작성했고”며 “그의 권한은 현재 정지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