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명문 여자축구팀을 운영하는 재미교포 사업가 미셸 강(65) 회장이 미국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3000만달러(약 418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여성의 미국축구협회 기부금 중 역대 최고액이다.

재미교포 사업가 미셸 강(65) 회장이 미국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3000만달러(약 418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미국축구협회 엑스(X) 화면 캡처

미국축구협회는 20일(한국 시각) “미셸 강 회장이 협회의 여성 및 유소녀 프로그램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3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며 “미국축구협회의 여성 및 유소녀 프로그램에 대한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기부”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여성 스포츠는 오랫동안 과소평가되고 간과돼 왔다”며 “저는 여성 선수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지원과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해 경기장 안팎에서 여성 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전념하려고 한다”고 했다.

협회는 강 회장의 기부금으로 대표팀 캠프의 수를 두 배로 늘려 인재 발굴에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기부금으로 유소년 대표팀은 지금보다 12배 많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걸맞게 10만 명의 여성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또 7만 명의 여성 코치와 심판에게 교육을 포함한 더 많은 전문성 개발 기회를 제공해 여성 코치와 심판의 수를 2배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역대급 기부금을 기록한 강 회장은 11·13대 민주정의당 국회의원으로 여성 권익 신장에 이바지한 이윤자 전 의원의 딸이다. 이 전 의원은 초등학교 출신으로 장학사에 올랐고, 이후 전국구 국회의원에 두 차례 당선돼 1980년대 의회에서 여성 의원으로 활약했다.

강 회장은 서강대 재학 중 1981년도에 유학길에 올랐다. 강 회장의 모친인 이 전 의원이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때다. 이후 타향에서 글로벌 방위산업체인 노스럽 그러먼 인포텍의 부회장과 제너럴 매니저를 역임했고, 2008년에는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서 공공부문 헬스케어 컨설팅 업체인 코그노산트를 창업했다.

최근 강 회장은 여자축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2022년 2월 미국여자축구리그(NWSL) 워싱턴 스피릿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잉글랜드 여자 챔피언십(2부) 런던시티 라이어니스의 구단주가 됐다. 올해 2월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UWCL) 8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 올랭피크 리옹 페미닌의 지분 과반을 확보했다. 올해 7월에는 여자축구의 프로화에 중점을 둔 세계 최초의 멀티구단 조직 ‘키니스카 스포츠 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