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0일 긴급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채택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14개국이 찬성표를 던졌으며 러시아는 기권했지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가결 처리됐다. 이 결의안은 가자지구에서 3단계에 걸쳐 휴전을 진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회의에서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안에 대해 기권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로이터

안보리는 이날 오후 3시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이 주도해 초안을 만든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러시아를 제외한 14개국이 찬성하면서 통과됐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기권’하기는 했지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안보리 결의 통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앞서 가자지구 휴전과 관련한 결의안은 지난 3월까지 총 4번 부결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에는 중국이 결의안 통과를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이 초안을 작성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긴급 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을 공개했었다.

결의안에 따르면 1단계는 ‘6주간 완전한 휴전 및 인질 다수 석방, 사망한 일부 인질의 유해 송환’ 등이다. 2단계는 ‘모든 생존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3단계는 ‘가자지구 재건 시작과 사망 인질 유해의 이스라엘 송환’ 등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결의안 통과 후 “안보리는 하마스에 휴전 협상안을 받아들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이미 협상안에 찬성했고, 하마스도 찬성한다면 싸움은 오늘이라도 멈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폭력의 순환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치적 해결”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