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율로 5선을 사실상 확정 지으며 2030년까지 러시아를 통치하게 됐다.
17일(현지 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사흘 동안 치러진 러시아 대통령 선거 투표가 끝난 직후 발표된 출구 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4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87%대의 득표율로 선두에 올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선 종료 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 마련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를 찾아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과적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5선을 확정 지은 뒤였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하나의 팀”이라며 러시아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 싸우는 군인들에게는 “특히 우리 전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권력의 원천은 러시아 국민”이라며 “러시아인의 의지를 외부에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 말했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브치옴에 따르면 개표가 약 60% 진행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은 87%에 달했다. 이는 2018년 대통령 당선 당시 기록한 득표율 77%보다 높은 수치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다른 후보 3명의 지지율은 모두 5%에 못 미쳤다.
승리가 확정되면 푸틴은 앞으로 6년 동안 집권 5기를 열게 된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넘어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0년 개헌으로 오는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부정 선거 의혹도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 대선으로는 처음으로 사흘간 투표가 진행된 것인데, 온라인 투표가 도입된 것도 공정한 선거 관리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 대선에 대해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권력에 굶주린 독재자’라고 표현하면서 “영원히 통치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