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지난해 우크라이나로 망명했던 러시아군 헬기 조종사 막심 쿠즈미노프가 스페인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1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쿠즈미노프는 지난 13일 스페인 남부의 마을인 빌라호요사 지하 주차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근처에는 불에 탄 차량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쿠즈미노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첫 러시아군 조종사다. 지난해 8월 러시아군 전투기 부품을 실은 헬리콥터를 몰고 우크라이나로 넘어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 측은 당시 쿠즈미노프를 6개월간 직접 설득해 망명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들은 미리 러시아 밖으로 빠져나오게 하는 등 망명을 물밑지원했다. 이후 지난해 9월에는 쿠즈미노프가 우크라이나 공군 부대에 합류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의 망명 직후 러시아는 그를 ‘반역자’라고 비난해왔다. 스페인 국영 통신 EFE는 쿠즈미노프는 사망 당시 스페인에서 우크라이나 여권을 지닌 채 가짜 신분으로 살아왔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그가 스페인에서 위조 신분으로 살아온 것이 러시아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GUR 대변인은 쿠즈미노프가 스페인에서 사망했다고 확인했지만, 그가 살해당한 것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