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이 중국발 수요 급증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 같은 변화는미국이 강력하게 저지하는 중국의 공급망 구축에 기여하면서 글로벌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일본 지도와 반도체 회로를 합성한 이미지 컷./ 트위터 캡처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첨단 반도체 기술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한 지난 16개월 동안, 구형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레거시(범용) 장비 구매를 늘렸다. 이에 따라 실리콘 세척이나 절단 등에 사용되는 장비를 제조하는 일본 기업들에 최대 수요처가 됐고, 해당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도쿄 일렉트론의 경우 중국 매출이 기록적이라는 이유로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13일 하루 시가총액만 120억달러(16조원) 증가했다. 주가는 이날 거의 4년 만에 가장 큰 폭인 12%나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교토에 본사를 둔 웨이퍼 세정 시스템 제조업체인 스크린 홀딩스도 이번 분기 반도체 장비 매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주가는 약 7% 올랐다. 스크린 홀딩스는 중국 의존도가 올해 3월까지 44%로 높아질 전망인데, 전해만 하더라도 19% 수준이었던 만큼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캐논은 중국이 올해 반도체 장비 매출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5년 전의 배 수준이다.이밖에 고쿠사이 일렉트릭은 중국이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지에서 직원을 채용하고 있고, 디스코는 중국이 이번 회계연도에 매출의 거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MSCI 일본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 지수는 2022년 10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술에 대한 대중 규제를 강화한 이후 배 이상 올랐고, 관련 기업들의 가치는 1470억 달러(196조5천억원) 증가했다.

그레고리 앨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오늘날 일본이 판매하는 그 어떤 것도, 가능한 한 빨리 모든 기계를 국내에서 생산하겠다는 중국의 목표를 단념하게 할 수 없다”먀 “일본이 기계, 부품, 중요한 지식을 수출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첨단 노드 생산을,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현지화 목표를 크게 가속할 수 있다”라고 걱정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애널리스트 미나미카와 아키라는 “지금은 좋지만 향후 사업이 갑자기 위축될 위험이 있다”며 “중국 수요 충족을 위해 생산 역량에 투자한다면 기업들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생산과 함께 미국 기업들의 중국 공급업체 의존도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