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체의 안보를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가자지구를 이스라엘이 통치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현지 시각)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이후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이 무기한으로 (가자지구의) 전반적인 안보 책임을 맡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안보 책임을 지지 않았을 때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하마스 테러가 발생했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대한 통치에 이스라엘이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가자지구를 점령했으나, 지난 2005년 가자지구에서 정착촌과 군대를 철수한 바 있다. 이듬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집권하자, 가자지구 국경에 분리장벽을 세우고 안보를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달 20일 의회에 출석해 하마스와의 전쟁을 하마스 전면해제, 숨은 저항세력 제거, 새 안보체계 구축 등 3단계로 나누고 “하마스와의 전쟁은 궁극적으로 가자지구에 새 안보체제를 만드는 것, 가자지구의 일상생활에 대한 이스라엘의 책임을 없애는 것”이 3단계라고 설명했다.
전쟁 이후 가자지구를 통치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기조와 다소 차이가 있다. 존 커비는 ‘바이든 행정부가 네타냐후 총리의 견해에 동의하거나 지지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가자지구 미래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하마스가 더 이상 가자지구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CBS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주권을 인정하고 분쟁 없이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제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