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조선비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교전이 벌어진 이스라엘에 있는 교민 570여 명은 현재까지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과거 하마스가 로켓을 쓰며 전투를 벌였으나 이번에는 무장세력이 직접 침투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거주하다가 하마스 공세가 시작된 후 예루살렘으로 대피한 교민 이모씨는 “7일 오전 6시부터 포탄이 날아오고 경보가 울렸다”며 “8시 30분까지 2시간 반 동안 거의 2∼3분 단위로 로켓 경보가 울렸다”고 말했다.

이씨가 거주하는 아슈켈론은 팔레스타인에서 가까운 곳이다. 기존에도 가자 지구발 로켓 공격 때면 경보가 빈번하게 울렸지만 이번에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분리 장벽을 뚫고 들어와 이씨 가족들은 대피를 결심했다.

그는 “뉴스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고 대사관으로부터 대피 권유도 받았다”며 “로켓이 계속 날아오고 있어 판단이 쉽지 않았지만 무장대원들이 장벽을 부수고 넘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상황이 심각하다 싶어서 대피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거주한 동네 일부 주민은 벙커에 숨은 덕분에 집으로 침입한 하마스 무장대원을 맞닥뜨리지 않아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이씨는 가족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피신하는 과정에서 계속 사이렌이 울리고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포탄이 인근에 떨어져 차를 멈추고 큰 나무 밑에 엎드렸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아슈켈론에서 예루살렘까지 오는 동안 거의 모든 사거리와 신호등에서 검문이 있었다”며 “하지만 도로에 차가 거의 없어 평소보다 훨씬 빨리 예루살렘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예루살렘에 거주해 온 신철호(49) 목사는 “벌써 9년 가까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을 경험했으나 단기간에 많은 로켓이 발사돼 방공망이 뚫리고 무장대원들이 넘어오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객들은 최대한 일찍 서둘러 떠나는 것 같다”며 “인근에 머무는 한 관광객은 2개월 체류 계획으로 왔다가 며칠 만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스라엘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외교부는 전날 이스라엘 내 지역에 기존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보다 높은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특별여행주의보 수위는 여행자제 경보보다 높은 2.5단계로, 3단계는 출국 권고, 4단계는 여행금지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