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8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가자지구 긴장 고조 사태를 놓고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날 한국은 옵서버(Observer·정식 구성원은 아니지만 회의에 특별히 출석이 허용된 사람) 자격으로 비공식 협의에 참석했다.
유엔에 따르면 안보리는 이날 오후 3시 비공식 협의(consultations)를 소집해 중동 지역 현안 및 기타 이슈를 의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진행된 비공식 협의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이후 상황에 대한 안보리 회원국의 대응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내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앞두고 이달부터 옵서버 자격을 얻어, 이날 비공식 협의에 참석했다. 한국 측 대표로는 황준국 주유엔 대사가 참석했다.
앞서 이날 안보리 협의를 앞두고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는 연달아 회견을 열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두고 장외공방전을 펼친 것이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 개최에 앞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고 하마스의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전례 없는 공격으로 고통받고 있다. 사상자 수는 재앙 수준”이라며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판 9·11 사태’라고 빗댔다.
에르단 대사는 이어 한 여성이 가자지구로 납치돼 어린 자식들과 강제로 이별하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건 노골적이고 야만적인 전쟁 범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리가 나서 하마스의 행위를 명백히 비판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도 회견을 열어 “지금이야말로 폭력과 유혈사태를 중단하고, 봉쇄를 풀어 (팔레스타인에) 정치적 지평을 열어줘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만수르 대사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향한 봉쇄와 거듭된 공격이 하마스의 무장 능력을 파괴하고 안보를 확립하기 위함이라고 얘기해 왔지만, 이스라엘의 봉쇄와 공격은 둘 중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며 “그들이 한 일은 민간인 전체에 끔찍한 고통을 가한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마무드 아바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유엔 공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2012년부터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바스 자치정부는 이스라엘에 무력으로 대응해 온 무장 정파 하마스와 달리 평화적 해법을 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