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8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사태를 놓고 긴급 협의에 나섰지만 성명문 채택 등 안보리 차원의 즉각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소집된 비공식 협의(consultations)에서 안보리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이후 상황에 대한 회의를 마친 직후, 로버트 우드 미국 주유엔 차석 대사는 ‘상당수 국가’가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했지만 전부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정당성 없는 침공과 테러 공격’을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폭력적인 테러 행위는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은 이사국들에 하마스의 ‘극악무도한 테러’를 비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이날 회의 소집을 요청한 바네사 프레이저 몰타 대사는 “모든 비난은 하마스를 향해야 한다”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도 이번 일의 피해자이며 하마스가 그들을 이런 상황에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는 안보리 협의를 앞두고 연달아 ‘맞불 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놓고 장외 공방전을 펼친 것이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판 9·11 사태’, ‘야만적인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며 안보리가 나서 하마스의 행위를 명백히 비판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리야드 만수르 유엔주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와 공격’은 하마스의 무장 능력을 파괴하지도 못했고 안보를 확립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민간인에게 끔찍한 고통을 줬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은 이날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내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앞두고 이달부터 옵서버(Observer·정식 구성원은 아니지만 회의에 특별히 출석이 허용된 사람) 자격으로 비공식 협의에 참석했다. 한국이 안보리 비공식 협의에 옵서버로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측 대표로는 황준국 주유엔 대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