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안전 규제 당국이 에어백 관련 결함을 이유로 현대자동차, 제너럴모모터스(GM), 폭스바겐 등 12개 자동차 업체에 670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할 것을 요구했다. 자동차 리콜 규모로 따지면 사상 최대 규모다.

13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전날 공개한 서한을 통해 “미국 테네시주에 본사를 둔 ARC 오토모티브가 만든 에어백 인플레인터(에어백을 부풀리는 장치)에 결함이 있어 즉각 리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능 향상 에어백(advanced airbag)’ 충돌 실험 장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현대모비스 제공

NHTSA는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백에 사용된 인플레이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용접 방법에 문제가 있어 인플레이터에 너무 많은 압력이 가해지면 파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속 파편이 폭발해 자동차 안으로 들어오면 운전자 등이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NHTSA는 ARC 오토모티브가 제조한 에어백이 파열돼 심각한 부상 혹은 사망에 이른 9건의 사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9건의 사고 중 7건은 미국에서 발생했고, 1건은 사망에 이르렀다. 이에 NHTSA는 ARC 오토모티브가 2018년 1월까지 18년 동안 제조한 인플레이터가 장착된 자동차 6700만대를 리콜할 것을 요구했다.

NHTSA 대변인 베로니카 모랄레스는 성명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드물지만 심각한 사건이 발생했기에 리콜을 요청하게 됐다”며 “NHTSA는 잠재적인 결함을 조사하고 차량 안전법에 따라 리콜을 감독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ARC 오토모티브는 반발하고 있다. ARC 오토모티브 대변인은 성명에서 “광범위한 현장 테스트에서 내재된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NHTSA의 요청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리콜에 앞서 가장 큰 규모의 리콜은 2014년에 이뤄졌다. 당시 일본 다카타가 만든 에어백에서 결함이 발견돼 19개 자동차 업체가 420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했다. 다카타 에어백 결함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했고, 400명 이상의 운전자가 실명했었다. 미국에서 다카타에 대한 형사 소송이 이어졌고 결국 다카타는 파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