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밸모럴성을 떠나 에든버러에 도착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처음으로 대중에 24시간 공개됐다고 BBC와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성 자일스 대성당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찰스 3세.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열흘간의 장례식 중 사흘째인 이날 오후 여왕의 관을 앞세운 장례행렬은 홀리루드 궁전에서 로열마일을 따라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향했다. 선두에는 새 국왕 찰스 3세와 부인인 커밀라 왕비, 앤 공주, 앤드루 왕자 등 왕가 인사들이 섰다. 장례행렬은 도보로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이날 이른 오전부터 장례행렬을 보기 위해 시민 수만명이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모여들었다. 일부는 “여왕에게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성 자일즈 대성당에서는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여왕의 삶을 추억하는 추도 예배가 열렸다. 영국 참나무로 만든 여왕의 관은 대성당 한가운데 관대 위에 자리했다. 추도 예배에는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도 참석했다. 예배 끝에 신도들은 영국 국가를 불렀다.

예배 후인 이날 오후 5시 30분께부터 여왕의 관은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여왕의 관이 대성당에 머무는 13일 오후 3시까지 일반인들은 줄을 서서 여왕의 관을 직접 보고,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다.

영국 런던 시내의 추모공간에 엘리자베스 2세의 모습이 담긴 하트 모양의 풍선이 놓여있다.

여왕의 시신은 13일 공군기 편으로 런던 버킹엄궁으로 이동한 뒤 14일 웨스트민스터 홀로 옮겨져 장례식 전날까지 나흘간 대중에 공개된다. 이후 공휴일로 지정된 19일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여왕의 국장이 엄수된다. 이후 여왕은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에서 예식 후 지하 납골당의 남편 필립공(2021년 4월 별세) 곁에서 영면에 든다.

찰스 3세 국왕은 추도 예배 이후 홀리루드 궁전에서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에게 첫 알현을 받는다. 찰스 3세 국왕은 이후 커밀라 왕비와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조문을 받고 성 자일스 대성당에서 다른 왕가 인사들과 철야 기도를 할 예정이다.

앞서 찰스 3세 국왕은 이날 오전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상·하원의 조문을 받고, 연설했다. 찰스 3세 국왕이 군주로서 웨스트민스터 홀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사심 없는 직무수행을 약속했고, 커밀라 왕비와 함께 항공편으로 에든버러로 향했다.

엘리자베스 2세와 마지막으로 인사하기 위해 성 자일스 대성당 앞에 줄을 선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