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토마스 돕스 대 잭슨 여성보건기구' 사건에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는 낙태권 폐기 판결을 내린 지 이틀 후인 26일(현지시간) 낙태 옹호론자들이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낙태금지법을 두고 미국 전역에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플로리다 법원도 낙태제한법이 플로리다 헌법에 위배된다며 시행에 제동을 걸었다.

3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은 이날 레온 카운티 순회판사인 존 C. 쿠퍼가 낙태를 15주 이내로 제한한 주의 새 법이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한 플로리다 헌법에 위배된다며 임시 중지 결정을 했다고 보도했다.

쿠퍼 판사는 “나는 낙태에 대해 소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플로리다에서 개인의 사생활권에 대해 소송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면서 “나는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주지사는 ‘제2의 트럼프’라고 불릴 만큼 극우 성향을 가진 론 드샌티스다. 현행 플로리다 주법은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고 있으나,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4월 15주까지로 낙태권을 대폭 축소하는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플로리다주는 이번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주 대법원에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 보수성향이 강한 텍사스주에서도 임신 6주 이상 낙태를 사실상 금지하는 주의 새로운 낙태금지법 시행을 일시 보류하라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루이지애나주와 유타주에서도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결정에 따라 주의 낙태금지법이 자동 발효될 예정이었지만, 주법원이 이를 일시 중단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