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각) 2022 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국방수권법안(NDAA)에 서명했다. NDAA는 미 국방예산과 정책을 포괄하는 법안으로 의회가 승인하면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적 효력을 갖는다. 상원은 지난 15일 찬성 88, 반대 11로 이번 NDAA를 가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2월 23일 백악관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엄에서 '루게릭병 등 신경퇴행성질환 연구 지원법'과 함께 '중국 신장 상품 수입금지법'에 서명하고 있다. 상·하원을 각각 통과한 수입금지법의 대상이 된 신장은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 등 소수 민족을 억압하기 위해 수용소를 설치하고 강제 노동을 자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지역이다. /연합뉴스

백악관에 따르면, 새 NDAA는 내년 국방예산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7680억달러(약 911조6160억원)를 편성했다. 이는 2021 회계연도 국방예산보다 5%가량 늘어난 것이다.

국방예산에는 병사 평균 연봉 2.7% 인상과 전투기, 군함 구매 비용 등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예산들이 대거 포함됐다. NDAA는 이들 국가를 포함해 ‘전통적이거나 떠오르는 위협’에 면밀히 대응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국방부가 극초음속미사일 시험을 포함한 대중(對中) ‘대전략’을 수립해 보고할 것도 명시했다.

법안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의 중국과의 분쟁을 염두에 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분쟁 억지 관련 예산 71억달러(약 8조4277억원)도 편성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분쟁에 따른 유럽 지역에서의 관련 예산 40억달러(약 4조7480억원),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예산 3억달러(약 3561억원)도 각각 국방예산에 포함시켰다.

NDAA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국에 배치된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위해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전 NDAA에 있었던 주한미군 감축 제한 조항은 삭제했다. 미 의회와 행정부는 이 규정의 삭제를 추진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주한미군 감축 의향이 없기 때문에 이 조항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한국 측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마라 칼린 미 국방부 정책 담당 부차관은 지난달 29일 해외주둔 미군 배치(GPR) 검토 결과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배치에 대해 “확고하고 효과적”이라며 현 시점에서 발표할 변화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동맹 태세를 바꿀 계획이나 의도는 없다”고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2021년 7월 2일 오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로버트 에이브람스 한미연합 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확대시 이점과 한계를 검토한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던 조항도 최종안에서 빠졌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국의 정보 동맹이다.

앞서 미 하원 정보·특수작전소위는 “파이브 아이즈 출범 이래 위협의 지형이 크게 변화했고” “강대국 간 경쟁에 직면해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은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하고 또한 다른 유사한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들로 신뢰 관계를 넓혀야 한다”며 회원국에 한국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