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의 부작용으로 희귀 신경계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 시각) 자국 과학자들이 지난해 12월부터 5월까지 두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작용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두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 중 드물게 4가지 질병이 부작용으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3200만명 중 1000만명당 38명 꼴로 나타난 길랭-바레 증후군에 주목했다. 급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 신경병증이라고도 불리는 길랭-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과 뇌신경에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염증성 질환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1~3주 전부터 경미한 호흡기계, 소화기계 감염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1000만명당 60명 꼴로 접종 후 28일 동안 출혈성 뇌졸중(뇌출혈) 위험이 높아진다고 과학자들은 전했다. 이 질병은 주로 여성들에게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에서 진행한 좀 더 작은 규모의 연구에서도 백신 접종과 여러 부작용의 연관성이 입증됐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들 중 1000만명당 145명 꼴로 길랭-바레 증후군, 123명 꼴로 수막염과 골수염, 뇌척수염 등이 발견됐다.
다만 이곳의 연구진은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발생 비율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수천명이 아닌 수백만명을 기준으로 부작용 사례를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백신 접종보다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부작용 위험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측은 이번 연구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앞서 지난달 길랭-바레 증후군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에 포함시켰다. 분류 기준상으로는 빈도가 가장 낮은 ‘매우 드문(very rare)’ 범주에 넣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도 지난 21일 같은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