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4일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쿼드(Quad·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국의 비공식 안보협의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12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화상으로 쿼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쿼드 외교장관 회의는 2019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두 차례 열린 바 있다. 지난 3월 12일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했지만, 아직 대면 정상회담을 열지는 못했다. 3월 화상 회담에서 4개국 정상은 코로나 백신 문제, 태평양 전략 등을 논의했다.

로이터는 이날 미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이번 정상회의는 21일 뉴욕에서 시작하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열린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아직 한미 정상회담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쿼드 대면 정상회의는)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21세기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다자 관계를 구축하는 등 인도·태평양 관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쿼드 정상들은 결속을 심화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 ,기후위기 대응 ,부상하는 기술과 사이버공간 관련 협력,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같은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맞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면 회담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 앞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지난 5월에는 미국 행정부의 ‘아시아 차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미국의 대중(對中) 파트너로 한국을 콕 집어 지목하면서 우회적으로 한국의 쿼드 참여를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캠벨 조정관은 5월 26일(현지 시각)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웨비나에서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 질서에 편입돼 있는 한국과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역할을 더 많이 하길 원하는 다른 국가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미국의 대중 전략이) 관여(engagement)라는 용어로 표현되던 시기는 끝이 났다. 양국 관계는 이제 치열한 경쟁의 시기에 접어 들었다”고 말해 쿼드가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아시아 전략의 구심적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