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었다는 당국의 발표에도 이틀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등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복지부는 전날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금까지 자국에서 50만182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고 평가받는 인도보다도 12만명이나 많은 것이다. 브라질에서는 이달 들어 매일 2200~2700여 명씩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당국의 발표 이후 브라질 도시 곳곳에서는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19일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연장, 인종차별 금지 등을 외쳤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가 국내 360여곳·해외 40여곳 등 400여개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이뤄졌다며, 220여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진 지난달 29일과 비교하면 규모가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자국 누적 사망자 수를 제외한 다른 모든 화제에 집중하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즉각 “이들이 거리를 막고 시내 중심가를 마비시키고 있다”며 시위 참가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 비가 내려서 모인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내각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파비우 파리아 공보장관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사람이 90%를 넘는다는 사실을 축하해야 한다”고 말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현재까지 성명이나 공개 발언을 통해 애도의 뜻을 표한 건 마르셀루 케이로가 보건부 장관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