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월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2% 넘게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기 전 중국 기업들이 물량을 공격적으로 밀어낸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세 인상 여파는 이번 달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3월 중국 수출액은 3139억1180만달러(약 44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지난 1~2월 증가율(2.3%)보다 크게 확대되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4.6%)도 크게 상회했다.

중국 장쑤성 타이창항./AFP 연합뉴스

이러한 수치는 최근 격화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응해 중국 수출 기업들이 ‘밀어내기’를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많은 기업들이 관세 부과에 앞서 주문을 앞당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중국산 수입품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한 상황이다. 3월까지는 20% 관세가 부과됐었고, 이달 들어 관세율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

실제 미국에 대한 3월 수출액은 400억6110만달러(약 57조1000억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40% 이상 증가했다. 중국 수출 기업들이 판매 다각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인 동남아 수출 역시 11.6% 늘었다. 이 중에선 태국(27.8%), 인도네시아(24.6%), 베트남(18.9%) 등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들이 동남아 여러 국가로 선적을 전환하고 있다”라고 했다.

단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수출 지표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캐피탈 이코노믹스 중국 경제 책임자는 “향후 몇 달과 분기에 걸쳐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의 수출이 현재 수준을 회복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3월 수출 데이터는 아직 무역 전쟁의 영향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수출은 4월에 강한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3월 중국 수입액은 2112억6930만달러(약 302조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고, 시장 전망치(2.1%)도 밑돌았다. 내수 부진으로 인해 수입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3월 무역수지는 1026억달러(약 146조6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